🏌️♀️ 골린이 일기 24화
“준비된 마음, 흔들림 없는 두 번째 필드”
📍 ‘이번엔 다르게.’ 첫 필드의 교훈에서 시작된 준비
필드를 처음 나갔던 썬힐CC.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드라이버를 들고 서 있을 때의 떨림,
그린 위에서 벙커를 못 벗어나던 순간,
퍼팅이 벗어나도 박수쳐준 선배들의 위로…
하지만 그 모든 건 _모르면 당하는 세계_였다.
그래서 두 번째 필드.
현대 더링스CC, 현재는 로얄링스CC로 이름이 바뀐 이곳에서의 라운딩은,
나에게 ‘준비하는 골프’를 시작하게 했다.
📘 [로얄링스CC 기본정보 요약]
- 위치: 충청남도 태안
- 코스 특징: 넓고 긴 전장, 바람이 심함, 벙커와 해저드 분포 많음
- 난이도: 중상 (특히 페어웨이 너비는 넓지만, 바람이 변수로 작용)
- 초보 골퍼에게 중요한 팁: 거리보다 방향성, 바람 고려한 클럽 선택
🎯 Lesson.01 “준비 없는 필드는 다시 없다.”
두 번째 필드를 앞두고 나는 철저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은 연습장이었다.
**드라이버는 단순히 ‘힘’이 아닌 ‘균형’**이라는 걸 배운 이후,
나는 무리한 비거리보다 정확한 타구음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 그래서 준비한 연습 루틴:
- 드라이버 30개: 릴리스 타이밍에 집중
- 7번 아이언 똑딱이 50개: 중심 잡는 연습
- 유틸리티 10개: 바람을 고려한 탄도 조절
- 3미터 퍼팅 연습 20분: 경사 적응력을 높이기 위함
🗣️ Lesson.02 “마음의 준비는 전날 밤부터 시작된다.”
전날 밤, 클럽을 점검했다.
티, 장갑, 거리 측정기, 공, 그리고 여분의 공…
그중 가장 오래 손에 쥔 건 7번 아이언이었다.
“처음엔 이 아이로 시작했지.”
7번 아이언을 보며, 초보였던 나를 떠올렸다.
이젠 드라이버도 칠 줄 알고, 스크린에서도 100타를 넘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아이언을 잡을 때면 마음이 정리된다.
🥗 Lesson.03 “몸도 마음도, 연료는 밥심이다.”
당일 아침, 늦지 않게 일어났다.
첫 필드 때처럼 허둥지둥하지 않기 위해
새벽 5시부터 눈을 떴다.
현장으로 가기 전, 컨디션 조절은 식사부터.
📌 필드 전 꿀조합:
- 바나나 1개
- 미숫가루 쉐이크
- 닭가슴살 샐러드 (기름기 없는 단백질 중심)
- 소화 잘 되는 밥 한 공기
허겁지겁 먹는 아침이 아니라,
‘오늘 하루 나를 책임져줄 에너지’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씹었다.
🚗 Lesson.04 “이번엔 바람을 먼저 느껴보자.”
로얄링스CC에 도착했을 때,
전보다 훨씬 여유로웠다.
클럽하우스에 들어서기 전, 나는 잠깐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바람을 느꼈다.
“오늘은 동풍이 강하게 분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의 성장이었다.
1번 홀에 들어가기 전,
나는 티샷 대신 스윙 연습을 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오늘은 점수가 아닌, 플랜B까지 준비하는 내 자신을 시험하는 날이야.”
🏌️♂️ Lesson.05 “그리고, 진짜 필드는 지금부터였다.”
1번 홀 티박스에 섰을 때, 살짝 왼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 셋업을 건드렸다.
‘왼발 반 보 뒤로. 약간 닫힌 스탠스로.’
드라이버를 잡고 바람을 계산하는 내 모습에 나도 모르게 놀랐다.
첫 필드 때는 이런 여유, 없었다.
티샷은 다행히 오른쪽 러프 쪽으로 무난하게 떨어졌고,
세컨샷은 유틸로 안정적인 탄도를 만들어냈다.
그린 주변 20m, 그러나 욕심이 앞섰는지 웨지 샷이 짧아 벙커로 빠졌다.
❝벙커는 언제나 나에게 숙제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나는 모래 위에서도 조급하지 않았고, 한 번에 탈출했다.
소리는 약했지만, 공은 그린 위에서 멈췄다.
퍼팅은 두 번 만에 홀아웃.
그렇게 1번 홀은 ‘기억하고 싶은 시작’이 되었다.
전반 9홀은 산과 바람이 만든 리듬 속에서 천천히 흘러갔다.
로얄링스CC의 전반 코스는 업다운이 심하지 않지만
미세한 언듈레이션과 넓은 페어웨이가 방심을 부른다.
특히 4번 홀은 왼쪽에 워터해저드가 숨어있어
나는 7번 아이언으로 짧게 끊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전반 5홀까지는 집중력 좋게 유지했지만
6번 홀에서의 OB와 8번 홀의 벙커 2연속은
슬슬 체력과 멘탈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9번 홀이 끝나고 도착한 쉼터.
그늘집에서는 부추전과 국물 떡볶이를 시켰다.
뜨끈한 국물 한 입에 긴장이 풀렸고,
맥주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하니 기분이 다시 맑아졌다.
“후반은 거리보다 리듬으로 가자.”
그렇게 다짐하며 다시 클럽을 들었다.
후반 10번 홀은 로얄링스에서 제일 시야가 넓은 파4 홀이었다.
페어웨이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바람은 강하게 맞바람.
나는 드라이버 대신 유틸을 선택했고,
오히려 그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깔끔하게 두 번째 샷에서 그린 근처까지 보냈고,
퍼팅은 아쉽게 빗나갔지만 보기로 마무리했다.
후반 홀로 갈수록 스코어에 욕심이 생겼지만
그럴수록 **“너무 세게 치지 마”**는 내 속말이 나를 붙잡았다.
14번 홀에서 세컨샷이 잘 맞았을 때,
미연이가 말했다.
“오늘은 공이 전보다 덜 흔들려.”
그 말에 괜히 심장이 뛰었다.
그렇게 마지막 18번 홀.
이 코스는 약간 왼쪽 도그렉 형태.
그린까지 거리보다 방향이 중요한 홀이다.
나는 드라이버 대신 5번 우드를 들었다.
그리고 집중해서 샷.
쾅—
공은 똑바로 날아갔고,
바람을 가르고 페어웨이 중간에 안착했다.
마지막 퍼팅은 멀었지만, 두 번에 넣었다.
홀아웃 후 동반자들과 나눈 하이파이브.
햇빛은 저물어가고 있었지만,
오늘 내 마음은 환했다.
⛳ 최종 스코어: 107타.
전보다 18타 줄었고,
전보다 자신감은 더 커졌다.
아쉬운 샷은 있었지만,
기억하고 싶은 샷이 더 많았던 하루.
🍲 마무리는 역시, 고기와 복기
라운딩 후, 우리는 인근 고깃집으로 향했다.
태안 삼겹살 맛집이라 불리는 곳.
명량노을지는 갯마을편!
불판 위에 지글지글 익는 삼겹살과
그 위로 떠오르는 오늘의 복기.
“연주야, 드라이버 오늘 탄도 좋던데?”
“나중엔 우드도 써보자~”
그 말에 소주 한 잔이 코끝에 맺혔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보다 나아지고 있는 나를,
오늘은 조금 칭찬해줘도 되지 않을까?”
📝 오늘의 깨달음
“골프는 잘하는 사람이 아닌, 준비된 사람이 웃는다.”
단 하루의 라운딩이지만
그 하루를 위해 며칠을 준비했고,
그 준비가 만들어낸 변화는
단순한 스코어 너머의 자신감이었다.
🙋♀️ 당신에게도 묻고 싶은 말
당신의 첫 필드는 어땠나요?
그리고 두 번째 필드를 준비할 때,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나요?
점점 더 깊어지는 골프의 세계.
그 여정 속,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