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위해, 오늘도 나는 7번 아이언을 쥔다
⛳ 나의 시작
처음 골프를 시작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중고 클럽을 들고 연습장 타석 앞에 섰을 때, 공은 나아가지 않았고, 나의 마음만 앞질러 휘청였다.
그게 불과 두 달 전, 1화였다.
그리고 지금, 레슨은 어느덧 10회를 넘겼고, 스크린도 두 번, 필드도 한 번 다녀왔다.
연습 후 혼밥은 루틴이 되었고, 연습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런데도 아직,
“스윙이 참 부드럽네요.”
그 말을 나는, 아직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 7번 아이언, 똑딱이부터 시작했던 그때
처음 레슨을 받던 날,
김프로님은 내 손에 7번 아이언을 쥐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부터 당분간은 이 클럽만 쓸 거예요. 똑딱이부터 제대로 익혀야 골프가 쉬워져요.”
나는 속으로 ‘똑딱이...? 그게 뭐지’ 싶었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똑딱이란?]
하프 스윙만으로 공을 짧게 맞히며 스윙의 리듬, 임팩트 타이밍, 중심 이동을 훈련하는 가장 기본적인 연습.
클럽은 보통 7번 아이언을 사용하며, 골프의 ‘가장 기초이자 가장 중요한’ 동작이라 불린다.
그때부터 나의 퇴근 후 연습은
7번 아이언 한 자루와 나, 그리고 똑딱이뿐이었다.
스탠스를 잡고, 공 위치를 왼발과 중앙 사이쯤에 놓고,
팔꿈치 각도를 점검한 뒤,
하나—둘—똑!
…이라는 상상을 하며 샷을 날렸지만,
공은 계속 허공을 갈랐고, 페이스 끝에만 스쳤고, 리듬은 무너졌고, 무엇보다…
“왜 자꾸 클럽이 먼저 나가고, 손은 뒤에 남는 거지?”
하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김프로님은 늘 같은 말을 했다.
“클럽이 아니라, 리듬을 훈련한다고 생각하세요. 몸이 먼저, 손은 따라가야 해요. 손보다 클럽이 먼저 나가면, 그게 미스샷이에요.”
🧩 그 말이 이해되기까지는 꽤 많은 밤이 필요했다.
몇 주가 지나고 나서야, 어느 날 탁— 하고 정타에 맞는 순간이 왔다.
그때의 소리는 드라이버보다 작았지만, 내 귀에는 그 어떤 타구음보다 선명하고 고마운 소리였다.
그 후로는 이상하게, 7번 아이언을 잡을 때마다 마음이 고요해졌다.
지금도 드라이버가 흔들릴 때면 나는 다시 7번 아이언을 꺼내 든다.
“처음 그 감각이 아직 내 안에 있어.”
✅ 7번 아이언 똑딱이 연습 꿀팁 요약
- 무릎은 고정, 허리 회전만으로 중심 이동하기
- 팔꿈치는 접지 말고 살짝만 펴서 유지
- 손보다 클럽헤드가 먼저 나가지 않도록 주의
- 공 위치는 왼발과 중앙 사이
- 스윙 리듬은 “하나—둘—똑!”처럼 일정하게
- 똑딱이만 100번 쳐도, 좋은 하루 연습이다
지금 내 드라이버 샷이 좋아진 것도, 스크린 라운딩에서 100타 초반이 나온 것도,
모두 이 똑딱이 리듬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스윙은, 단순한 반복에서 태어난다.”
🎯 드라이버 슬라이스, 이제는 나도 안다
골프 후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드라이버 슬라이스였다.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고, 클럽 페이스가 임팩트 순간 열려서
공이 우측으로 휘어지는 현상.
단순한 기술 부족이 아니라,
‘조급한 마음’이 만든 결과라는 걸 나는 요즘에서야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 슬라이스 교정 포인트
- 셋업 볼 위치 점검: 너무 왼발 쪽이면 페이스가 열림
- 백스윙 시 오른팔 고정: 과도한 오버스윙 방지
- 팔보다 하체 먼저 리드: 상체가 앞서지 않도록
- 릴리즈 훈련: 끝까지 돌려주는 오른손 느낌
- 그립 압 조절: 꽉 쥐면 릴리즈 방해됨
작은 성공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또 한 번
조금씩 방향이 바로잡히는 걸 느낀다.
⛳ 스크린 골프, 점수를 올리는 건 ‘리듬과 감각’
최근 두 번째 스크린 라운딩에서 110타를 기록했다.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예전엔 드라이버 샷 하나에 온 신경을 쏟았다면,
지금은 “공을 보내는 방향” 전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스크린은 필드보다 거리는 짧지만, 심리적 부담은 크다.
센서가 내 스윙을 그대로 분석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도보다 리듬과 집중력이 더 중요하다.
✅ 초보 스크린 골퍼를 위한 팁
- 클럽 선택 최소화: 익숙한 3~4개만 사용 (7번, 드라이버, 유틸, 퍼터)
- 스윙보단 방향: 공략 중심 플레이
- 퍼팅 감각 익히기: 스크린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
- 무리한 GIR보다 2온 전략: 안전하게 짧게 가기
- 동반자 피드백은 참고만: 내 리듬을 지키는 게 핵심
💬 그리고, 누군가의 한마디
며칠 전, 연습 중이던 미연이가 내 스윙을 보며 말했다.
“연주야, 예전보다 스윙 부드러워졌다.”
나는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
“…진짜? 고마워…”
그 짧은 한마디가 내 마음 전체를 감쌌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의 연습은 성공이었다.
🧘♀️ 연습이 반복될수록, 나의 리듬도 익어간다
예전엔 ‘스윙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쳤고,
공이 나아가지 않으면 좌절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공이 아니라 ‘내 리듬’을 만드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연습장에서, 스크린에서, 때로는 벽에 머리를 박을 뻔하면서도
나는 오늘도 조금씩 내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 연습 일지 메모
- 드라이버 슬라이스는 줄었지만, 왼쪽 무릎 고정은 다시 점검
- 백스윙 속도 조절 좋아짐, 다운스윙 리듬은 조금 더 느리게
- 퍼팅은 왼손 주도 훈련 계속
- 다음 스크린 라운딩은 GIR 5개 이상 목표
그리고 이렇게 적는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스윙이 참 부드럽네요’
라고 말해줄 날이 오겠지.
그날을 기다리는 것도
연습의 일부일지 모른다.”
💭 오늘의 깨달음
“골프는 기다림이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조금씩 나를 닮은 스윙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