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린이 일기 21화
10번째 레슨 후, 내가 달라진 점 5가지
🪧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요”
“나 요즘 스윙할 때 손목 안 꺾이고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거 알아요?”
며칠 전, 지연 선배와 스윙 얘기를 하던 중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이었다.
말을 꺼내고 나서도 나 자신이 조금 놀랐다.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자세가 맞을까요?"라는 말만 달고 살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스스로의 ‘감각’을 말하고 있었다.
그 순간, 뭔가 뭉클했다.
아직도 공은 잘 안 맞고, 퍼팅은 제멋대로고,
필드에선 100타 넘기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어디선가 분명히 나는 달라졌다.
그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감각에서 시작됐고,
감각은 어느새 마음까지 바꿔놓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 골프 연습장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숨이 막히던 나였다.
클럽 쥐는 방법조차 제대로 몰랐고,
백스윙만 하다가 팔에 담이 올 정도로 버거워했던 그때.
어드레스를 잡을 때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라는 후회가 올라오기도 했고,
옆 타석 사람들이 스윙하는 소리만 들어도 괜히 주눅 들곤 했었다.
그런 내가 지금
레슨 10회를 마친 지금
누구의 시선보다 내 ‘느낌’을 먼저 믿게 되었고,
결과보다 ‘흐름’을 중요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스윙 기술만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 전체를 부드럽게 바꾸고 있었다.
🧩 달라진 5가지, 그리고 그 이유
1. 🔁 스윙보다 ‘리듬’을 먼저 듣는다
예전엔 팔 위치, 어깨 회전, 클럽 각도에만 매달렸다.
그런데 프로님이 이렇게 말했었다.
“자세는 따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리듬은 익혀야 해요.”
요즘은 잘 맞은 스윙의 ‘소리’를 먼저 기억한다.
탁, 툭, 퍽—
귀로 들은 감각이 몸에 스며들기 시작한 거다.
음악처럼 흐르는 박자감.
그게 내 안에서 생긴 첫 번째 변화다.
2. 🧘♀️ 못 치는 날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스윙이 안 될 땐 무너졌고,
샷이 빗나가면 자책했다.
“나는 안 되나 봐”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샷이 안 돼도
“왜 그랬을까?”를 먼저 떠올린다.
기록을 하고, 그립을 점검하고, 내 몸의 피로도까지 체크한다.
골프는 ‘실패를 기술로 바꾸는 스포츠’다.
못하는 날도 결국, 배움의 일부였다.
3. 📓 연습 일지를 쓰며 복기하는 루틴
10회 레슨 동안 가장 꾸준히 한 건
‘혼자만의 일지 쓰기’였다.
✅ 오늘 스윙에서 괜찮았던 점
✅ 다시 짚어야 할 동작
✅ 타구음, 백스윙 각도, 퍼팅 템포
✅ 기분, 컨디션 등 감정 상태
기록은 흐름을 남긴다.
그리고 그 흐름은 성장의 방향을 알려준다.
꾸준함은 의지를 만들고, 의지는 결과를 부른다.
4. 🧠 영상 분석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예전엔 내 스윙 영상을 보면 민망하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비교 분석을 하면서
내 동작을 '데이터'처럼 보기 시작했다.
📸 내 영상 vs 프로 영상
📌 내 자세 vs 지난주 자세
자세는 아직도 완벽하지 않지만,
어디서 힘이 새는지, 무엇을 줄여야 하는지
분석하는 눈이 생겼다.
💡초보자 팁!
영상은 매일 찍을 필요 없지만,
주 1회 이상 정면/측면 모두 기록해 두자.
“감으로 느낀 것”과 “보이는 것”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5. 💬 다른 골퍼들과 대화가 편해졌다
지난 스크린 라운딩 후,
“오늘 슬라이스는 리듬 때문이었어.”
“드로우 샷도 시도했는데, 템포가 문제였던 듯해.”
라는 말을 내가 하고 있었다.
예전엔 골프 얘기가 나오면 '아무 말도 못 하고 듣기만' 했던 내가,
지금은 자연스럽게 대화에 섞인다.
상정 선배가 5번 아이언 이야기를 꺼내면
“그 클럽, 저도 이번에 연습했어요. 헤드가 묵직하더라고요.”
라고 대답하고,
미연이가 퍼팅이 잘 안 맞는다고 하면
“나도 센서에서 볼이 자꾸 벗어나서 템포 연습했어.”
하며 공감의 눈빛을 건넬 수 있다.
이젠 나도 안다.
정타를 맞추는 기쁨,
OB로 가슴 철렁한 순간,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공이 멈췄을 때의 짜릿함까지.
**‘나도 해요’**가 아니라
**‘나도 느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지금,
그게 나의 제일 큰 변화였다.
이젠 대화의 바깥이 아니라, 그 한가운데에 나도 서 있다.
✅ 초보 골퍼가 10회 전후에 꼭 점검해야 할 5가지 체크리스트
- 그립은 여전히 안정적인가?
→ 중간에 편하게 잡기 시작하면,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 백스윙 시 상체 회전이 자연스러운가?
→ 어깨만 돌리는 게 아니라 허리와 코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 임팩트 순간, 시선이 공 위에 고정되는가?
→ 스윙이 좋아져도 시선이 흔들리면 정타는 어렵다. - 연습 전 스트레칭은 꾸준히 하고 있는가?
→ 어깨와 고관절 유연성이 스윙 흐름을 좌우한다. - 내 스윙을 객관적으로 본 적이 있는가?
→ 영상 기록 없이 느낌만으로 연습하면, ‘감각의 착각’에 빠질 수 있다.
💬 그리고 질문 하나
“10회 레슨을 받고 나면, 잘 치게 되나요?”
많은 골린이들이 묻는다.
나도 궁금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아니요. 10회 레슨을 받으면,
'잘 치고 싶은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게 돼요.”
골프는 ‘이제부터’다.
하지만 이젠 출발선이 익숙해졌다.
그리고 다음 발걸음이 두렵지 않다.
💭 오늘의 깨달음
“골프는 잘 치는 법을 배우기 전에,
나를 대하는 법부터 가르쳐주는 운동이다.”
백스윙을 해도, 퍼팅을 실패해도
자책 대신 이유를 묻게 됐다.
눈치 대신 호흡을 골라 잡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좋아졌다면
그걸 나 자신이 제일 먼저 알아봐 주게 됐다.
🙋♀️ 당신에게도 묻고 싶은 말
혹시 지금 10회 레슨쯤 오신 분이 있다면,
어떤 게 달라졌나요?
기술이 아닌 마음의 변화,
샷이 아닌 생각의 흔들림,
그리고 그것을 붙잡아주는 작은 루틴.
그게 있다면,
당신도 이미
잘 가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