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서치콘솔> <구글서치콘솔 끝> [19화] “장비는 준비했고, 샷은 즐겼다. 오늘의 109타는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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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장비는 준비했고, 샷은 즐겼다. 오늘의 109타는 진심이었다.”

dbcovoalffl 2025. 7. 7. 11:30

🏌️‍♀️ 골린이 일기 19화

 

“두 번째 스크린, 지름신을 이겨낸 자의 샷”

 

 

⏰ 주말 아침, 다시 찾아온 스크린 라운딩 데이


이번 주는 어쩐지 평일이 길게 느껴졌다.
회사 일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줄 ‘스크린 약속’이 있었다.
상정 선배, 미연이, 소정이.
그리고 나, 연주.

두 번째 스크린 라운딩.
처음처럼 떨리진 않았지만, 여전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준비한 게 있었다.
바로, 새 장갑과 새 골프화.

 

 

🧤 지름신의 유혹과 진짜 필요한 것 사이


며칠 전, 연습장에서 드라이버가 또 미끄러졌다.
이유는 분명했다. 낡은 장갑.
땀에 젖은 채로 말렸다 쓰기를 반복하다 보니
그립감은 점점 줄고 있었다.

‘장비 탓은 하지 말자’고 마음먹었지만
‘장비 덕도 무시할 수는 없지’ 하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큰맘 먹고
온라인몰 장바구니에 있던 신형 스웨이드 장갑
쿠션감 좋은 입문자용 골프화를 결국 결제했다.

“필드에서 언젠간 살 거, 지금 미리 준비하면 되지 뭐.”

처음엔 망설였지만,
지름신을 이긴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걸 선택했다는 점에서 만족했다.

 

 

🚗 약속 시간 30분 전, 카페에서 재회


미연이와 소정이를 스크린 골프장 근처 카페에서 먼저 만났다.
둘 다 캐주얼한 차림이었지만, 뭔가 ‘연습 많이 한 사람’의 기운이 풍겼다.

“연주야, 오늘은 왠지 폼이 나는데?”
“뭔가… 드라이버 맞출 것 같은 느낌이다?”
“근데 상정 선배는 이미 도착했대… 웜업 끝냈대ㅋㅋ”

상정 선배는 스크린에서 언더파를 치는 고수.
첫 라운딩 때는 티 안 냈지만, 후반 들어 ‘버디-파-버디’를 보여줬다.
내가 그날 100타를 넘기며 벙커와 싸우고 있을 때,(110타로 마무리 ㅋ)
그는 티샷부터 퍼팅까지 정확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나도 살짝 준비를 해왔다.
연습장에서 “피니시까지 부드럽게”라는 말만 계속 떠올리며
짧은 아이언 샷을 집중해서 다듬은
며칠이었다.

 

 

⛳ 입장, 오늘의 코스는 '파인밸리'


스크린 골프장이 문을 열자,
우리는 익숙하게 자리를 잡았다.
클럽 선택, 센서 세팅, 거리 체크…
뭔가 이제는 조금 ‘스크린 유경험자’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1번 홀.
티샷은 미연이가 먼저.

“탁!”

탄도가 예쁘게 떴고, 거리는 딱 150m.
나는 속으로 감탄하며 박수쳤다.
“미연아, 폼 좋아졌다~!”
소정이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차례.
새 장갑을 조심히 끼고, 어드레스를 잡았다.

‘하나, 둘… 쓱~탁.’

“와, 연주야!”
정확히 정면. 힘은 없었지만 궤적은 안정적이었다.
이제야 뭔가 골프를 하는 느낌이었다.

 

 

🍱 9홀을 마치고... 메뉴 고민 (1홀부터였다는)


스크린 골프장 내부에는 간단한 식음료 코너가 있다.
생각보다 메뉴가 괜찮다.

오늘의 선택은 소정이의 추천으로
‘버터 갈릭 핫도그 + 아이스아메리카노 세트’
그리고 미연이는 돈가스 김밥을 골랐다.
상정 선배는 간단하게 에너지바와 스포츠음료로 끝냈다.

“아, 이거 생각보다 맛있다?”
나는 첫 입에 놀랐다.
운동 후라 그런지, 더 고소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점점 길어졌다.

 

 

💬 연습장에서 자주 보는 사람과의 대화 팁


나는 문득 연습장에서 자주 보던
조용히 드라이버만 반복하는 어떤 사람을 떠올렸다.
혼자 오는 듯했지만, 어느 날엔 나와 옆 타석 사람까지 짧은 인사를 나누더라.

그래서 오늘 미연이에게 살짝 물어봤다.
“야, 연습장에서 자주 보는 사람한테는… 어떻게 말 걸면 어색하지 않을까?”

미연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딱 그거 하나야. ‘오, 폼 좋아지셨어요’
혹은 ‘오늘 스윙 느낌 좋으시네요’ 이런 말.”

“부담 없고, 관심도 표현되고?”

“그렇지. 그런 말 한마디로 말문이 트이더라.”

스크린 라운딩 중간중간
미연이와 소정이, 상정 선배와 나눈 대화는
단순히 게임이 아닌,
**골프를 통해 ‘사람과 연결되는 시간’**이었다.

 

 

📊 후반전, 그리고 최종 스코어 109타


마지막 홀, 파3.

나는 9번 아이언을 들었다.
떨리는 손끝을 눌러 잡고, 스윙.

“탁.”

공이 떠오르며 그린 앞에 떨어졌다.
물론 한 번에 핀 옆으로 붙진 않았지만
마지막 퍼팅까지 스스로 만족스러웠다.

최종 스코어는 109타.

지난 스크린 첫 라운딩보다 무려는 아니지만  1타나 줄었다.

1타 차이지만 정말 느낌이 달랐다.

“이 정도면 필드에서도 더 잘할 수 있는 거 아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상정 선배는 여유 있게 이븐파를 기록했고,
미연이는 102타, 소정이는 108타.

우리는 각자의 점수보다
‘각자의 샷에 느낀 감정’을 더 오래 이야기했다.

 

 

🍖 마무리는 삼겹살에 소주지


스크린을 마치고 우리는 화포식당으로 향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겹살,
센 불에 살짝 구운 마늘,
고소한 들기름장,
그리고 냉면 반그릇.

그 위에 소주 한 잔이 올라갔다.

“연주야, 진짜 많이 늘었다.
처음엔 티샷이 겨우 앞으로 갔잖아ㅋㅋ”

“그러게. 오늘은 샷도 리듬 있었어.”
상정 선배도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 말들이 고마웠다.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그 웃음들 속에서 녹아내렸다.

 

 

💭 오늘의 깨달음


“장비는 스윙을 도와줄 수 있지만, 결국 나를 움직이는 건 사람과의 연결이었다.”

연습, 라운딩, 기록…
그 모든 과정이 외로울 수도 있었지만,
같이 스윙하고, 같이 밥 먹고,
실수를 나누며 웃는 사람들과 함께였기에
오늘의 109타는 나에게 ‘행복한 점수’였다.

 

 

🙋‍♀️ 당신에게 묻고 싶은 말


당신은 골프를 통해
누군가와 더 가까워졌던 순간이 있었나요?

혹은 혼자만의 연습에서
처음으로 말을 건네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 적은요?

그럴 땐, 그냥 가볍게
“폼 좋으시네요” 한 마디면 충분해요.

그 한마디가
다음 라운딩의 시작이 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