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헉, 몇 시야?!" 늦잠으로 시작한 스크린 라운딩의 아침
일요일 아침 9시.
폰 진동이 울리자마자 튀어나온 내 첫 마디는 “헉!”이었다.
알람을 7시에 맞춰놨는데, 내가 지금 확인한 시간은… 8시 37분.
다행히 약속은 10시였지만, 샤워하고 나올 동안 온 방 안은 전쟁터.
레깅스 챙기고, 골프화는 가방에 쑤셔 넣고, 헤어 드라이어는 손도 못 대고 나왔다.
“제발 오늘은 얼굴 붉히지 말자…”
거울 보며 다짐했지만, 이미 뺨은 달아올라 있었다.
그렇게 우당탕탕 출발.
👫 스크린장 도착! 기대 반 긴장 반
약속 장소는 회사 근처 스크린 골프장.
지연 선배와 두 명의 남자 선배가 이미 도착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스크린 앞에서 연습스윙 중이던 선배가 말했다.
“연주 왔네~ 오늘은 타수 목표 있어?”
“110타 안쪽이면 성공이죠…!”
내 말에 다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속으로는 120타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스크린 첫 라운딩’**이니까.
📌 스크린 골프 초보자가 알아야 할 팁
- 공은 자동 티업이라 편하지만, 타석 위치는 꼼꼼히 조절 필요
- 센서가 예민하기 때문에 백스윙 각도보다도 임팩트 정확도가 중요
- 초반엔 거리보단 정타율에 집중
- 퍼팅은 과감하게! 너무 살살 치면 센서가 인식 못할 수도 있음
⛳ 1번 홀 시작, 스윙은 무난했지만 퍼팅이 문제
드라이버를 휘둘렀을 땐, 놀랍게도 공은 일직선.
“와~ 나이스샷!” 소리가 들렸다.
기분 좋게 달려갔지만… 퍼팅 그린 위에서 땀이 송글.
스크린 골프의 퍼팅은 센서 감도가 실제와 다르다.
실제보다 살짝만 세게 쳐도 공은 ‘쓱—’ 지나가고,
약하게 치면 화면이 멈춘다.
1번 홀은 기적 같았지만, 2번 홀부터 본색(?)이 드러났다.
벙커에 들어간 공을 세 번 쳐도 못 빼냈고, 아이언은 방향을 잃었다.
스크린 특유의 빠른 화면 전환에 정신이 따라가지 못했다.
3번 홀은 OB(Out of Bounds), 5번 홀은 퍼팅 4타…
그래도 기분좋았던 7번 홀 내가 생각해도 환상적인 아이언샷이었다.
전반 9홀에서만 60타를 기록했을 때, 다리가 풀릴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중간 쉬는 타임.
따뜻한 김치볶음밥과 계란 반숙 한입에, 내 멘탈이 다시 되살아났다.
“후반은 달라지자. 리듬만 놓치지 말자.”
🍴 하프타임, 삼각김밥 말고 꿀맛 추천 메뉴!
9번 홀이 끝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팠다.
스크린장 내 간단한 음식 메뉴판을 봤다.
“김치볶음밥+계란후라이” 조합이 눈에 띄었다.
주문 후 딱 10분.
그릇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반숙 계란노른자가 먹음직스럽게 흘러내렸다.
“와… 운동 후 이 맛은 반칙이다.”
🥢 스크린장 꿀맛 추천 메뉴 리스트
- 김치볶음밥+계란후라이
- 떡볶이+순대 세트
- 삼겹살 김밥 (의외로 인기!)
- 따뜻한 우동 or 라면
여기서의 포인트는 ‘가볍고 따뜻하게’ 먹는 것.
너무 무겁게 먹으면 후반 라운딩에 집중이 어려울 수도 있다.
🏌️♀️ 후반전, 리듬을 잡기 시작했다
10번 홀은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지만 세컨샷이 기가 막혔다.
정확한 아이언 샷이 핀 근처에 안착, 2퍼트로 마무리. 보기!
11~13번 홀까지는 안정적인 흐름.
비록 파는 없었지만, 더블 보기도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14번 홀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7번 아이언이 빛을 봤다.
이상하게 이 클럽만 잡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무리하게 휘두르다 클럽 페이스가 열렸다.
공은 슬라이스 나며 스크린 왼쪽 벽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OB, 벌타 포함 총 8타로 마무리.
하지만 전반보다 훨씬 나은 리듬 덕분에
후반 9홀은 50타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총합 110타.
스크린 초보인 내 입장에선
박수받아 마땅한 성적이었다.
🧾 오늘의 스코어: 110타
처음엔 숫자가 무섭기만 했는데,
110타라는 숫자가 내게 이렇게 사랑스럽게 다가올 줄 몰랐다.
물론 잘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나 이 정도는 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다음에 더 좋아질 거란 기대.
오늘 내 타수는 내 경험의 기록이었다.
🍖 라운딩 뒤풀이, 고기로 다시 복기하다
“스크린도 끝났고… 삼겹살 가실까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근처 삼겹살집, 환한 불판 위에 고기가 올라가자
우리의 반성 타임도 시작됐다.
“연주야, 7번 홀 아이언 샷 기가 막혔다.”
“근데 퍼팅은 연습 좀 더 해야겠더라.”
“스크린 퍼팅은 원래 어려워요… 나도 고생했음.”
한입, 또 한입.
기름진 삼겹살과 소주 한 잔이
오늘의 타수를 천천히 감미롭게 만들어줬다.
🍽️ 삼겹살 + 깻잎 + 마늘 + 쌈장 = 골프 뒤풀이 공식
🥃 소주 한 잔은, 타수보다 내 노력에 건배
🌙 혼자 남은 밤, 내 안에서 되새긴 오늘
집에 돌아와 클럽을 정리하고,
샤워 후 조용히 연습 노트를 펼쳤다.
오늘 맞은 정타, 놓친 퍼팅, 스윙 리듬.
모든 걸 숫자가 아닌 ‘느낌’으로 적었다.
“오늘은 110타.
하지만 나는, 100점을 받은 하루였다.”
💭 오늘의 깨달음
“골프는 기록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기억하는 운동이다.”
18홀을 다 치고 나면, 머릿속에는 숫자보다 감정들이 남는다.
어디서 떨렸고, 언제 웃었고, 어떤 순간에 멘탈이 흔들렸는지.
110이라는 숫자는 내 실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쳤다는 경험’이다.
그리고 다음에는
100타 언더를 향해
또 한 걸음 나아가겠지.
⛳ 당신에게도 묻고 싶은 말
스크린 골프, 처음 가본 날 기억나시나요?
타수보다 중요했던 그 ‘하나의 샷’.
다들 웃는 가운데 나 혼자만 긴장했던 그 순간.
혹시 오늘 내가 느낀 감정들이
당신에게도 있었다면
그건 우리가 같은 골프 길을 걷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 당신의 첫 타수는 어땠나요?
댓글로, 마음으로, 기억 속으로 함께 남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