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의 리듬을 귀로 느껴라
필드를 다녀온 다음 날, 나는 전보다 더 조용한 마음으로 연습장을 찾았다.
이상하게도, 스코어 125타였던 첫 라운딩은 실수투성이였지만 그 모든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특히 내가 친 공이 처음으로 ‘딱!’ 하고 예쁘게 맞았던 마지막 9번홀.
그때의 소리가 계속 귓가를 맴돌았다.
그 소리는 단순한 타구음이 아니었다.
무게 중심이 딱 맞았을 때의 감각, 바람을 가르는 스윙의 흐름,
그리고 잔디 위를 공이 똑바로 굴러가는 그 ‘소리’…
왠지 모르게, 이젠 손보다 귀가 먼저 반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리듬을 ‘듣는 연습’의 시작
예전에는 스윙을 ‘공식’처럼 외웠다.
“오른팔은 여기”, “왼쪽 어깨는 접고”, “백스윙 각도 90도”,
“임팩트는 손목 스냅으로”…
모든 게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스윙이었다.
하지만 필드에서 내가 진짜 느낀 건 **‘리듬’**이었다.
잘 친 샷에는 항상 일정한 흐름이 있었고,
그 흐름은 시각보다 청각이 더 먼저 반응했다.
그래서 그날은 클럽을 잡기 전,
연습장 한쪽에 서서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스윙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탁, 툭, 딱—
비슷한 동작 같지만, ‘정타’의 소리는 분명히 다르게 들렸다.
몸을 과하게 쓰지 않아도 예쁘게 맞는 그 소리.
에너지 낭비 없이 공이 똑 떨어지는,
마치 한 박자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박자 같은 소리였다.
“저 소리를 낼 수 있다면,
나도 잘 치고 있다는 뜻 아닐까?”
🎯 ‘눈’보다 ‘귀’를 믿어보기로
나는 오늘, 거울보다 ‘귀’를 더 믿어보기로 했다.
폼 교정보다는 일정한 리듬으로 스윙을 반복하는 데 집중했다.
하나, 둘… 그리고 셋.
다시, 하나, 둘… 그리고 셋.
템포에 집중하자 놀랍게도
스윙에 불필요한 힘이 빠졌고,
클럽 헤드가 훨씬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드라이버가 공을 ‘퍽’ 하고 정확히 맞췄다.
그 타구음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울림이었다.
귀가 먼저 감각을 잡고,
몸이 그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한 느낌.
나는 그 짧은 한 방에서,
무언가 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
📝 프로님도 말한 ‘귀로 치는 골프’
연습이 끝나갈 즈음, 김프로님이 다가오셨다.
내 스윙을 조용히 지켜보시던 그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리듬이 많이 안정됐어요.
스윙 소리가 더 좋아졌네요.”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소리…요?”
“네. 클럽이 공을 치는 소리,
예전보다 부드러워졌고
스윙 템포도 자연스러워졌어요.
힘이 빠지니까 소리도 부드러워진 거예요.”
나는 순간 놀랐다.
‘내가 들었던 그 타구음을 프로님도 들었구나…’
내가 느낀 그 작은 변화가
진짜였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 감정이 리듬을 바꾸는 순간
리듬에 집중하니 마음속 생각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번 샷은 잘 쳐야 해’라는 압박 때문에
스윙이 무거웠고, 동작 하나하나가 두려웠다.
하지만 오늘은,
“이 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스윙에 집중했다.
그 생각만으로도
스탠스는 편안해졌고,
백스윙은 훨씬 유연해졌다.
‘귀로 느낀다’는 건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감정을 리듬으로 연결하는 과정이었다.
처음으로 나는 공을 치는 동작이
‘내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
긴장하면 리듬이 흔들리고,
편안하면 스윙도 흐름을 탄다.
골프는 마음이 고요할수록,
스윙이 예뻐지는 운동이었다.
🎼 내 마음속 ‘스윙 박자’가 들리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골프 스윙 메트로놈 앱을 다운받았다.
단순한 연습 도구인 줄 알았는데,
리듬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니
몸보다 귀가 먼저 반응했다.
“하나… 둘… 쓱— 탁.”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박자에 맞추는 게 아니라
박자가 내 안에서 먼저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스윙은 ‘기술’이 아닌
‘감정의 리듬’으로 바뀌었다.
💬 스스로에게 말하는 하루의 피드백
오늘은 내가 잘한 게 딱 하나 있다.
“틀려도 괜찮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반복했다는 것.
예전 같았으면 스윙이 어긋나면 그만두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그 소리’를 듣기 위해
몸이 스스로 리듬을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소리는 매번 나지는 않는다.
한 번은 맞고, 두 번은 어긋난다.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내 귀는 그 소리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늘의 깨달음
“정확한 자세보다, 리듬 있는 스윙이 더 오래 간다.”
골프는 공식이 아니다.
하나의 ‘몸과 감정의 리듬’이다.
머리로 하는 스윙은 오래가지 않는다.
귀로, 몸으로, 감각으로 익힌 리듬은
어느 날 공과 ‘찰칵’ 하고
완벽히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소리를 듣는 순간의 나 자신을 믿는 것.
아직 자세는 부족하고, 스윙도 완벽하지 않지만
‘딱’ 하고 울리는 그 타구음 안에는
내가 쌓아온 연습의 시간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소리는 누가 대신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흔들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클럽을 들어 올렸기에 만들어진 소리다.
그리고 그 울림 하나는 오늘도
나를 조용히 다시 스탠스에 서게 만든다.
그게 바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 당신에게도 묻고 싶은 말
혹시 당신도
스윙 리듬이 ‘풀렸다’는 순간이 있었나요?
혹은
공이 맞았을 때 들린 ‘딱’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지 않나요?
오늘 당신이 연습장에서
몸이 아닌 ‘감각’에 더 가까워졌다면,
당신도 어느새
골프의 진짜 세계로
한 걸음 더 들어서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느끼고 있다면,
지금 당신도…
잘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