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필드에서 상사의 실수를 봤을 때, 나는 일부러 못 본 척했다
나는 현명하다!
주말 필드였다.
오랜만에 회사 팀원들과 함께하는 라운드였다.
햇살도 좋고, 공기도 좋았다.
하지만 세 번째 홀, 상사의 아이언 샷이 땅을 때리는 순간
모두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그때 나는 공이 어디로 갔는지 봤지만, 일부러 못 본 척했다.
골프는 실수를 통해 배우는 운동이지만,
회사에서는 실수를 통해 관계가 바뀐다.
그날 나는, 공보다 사람을 먼저 보았다.
1️⃣ 완벽한 날씨, 그러나 묘하게 긴장된 공기
주말 아침 7시 티오프.
회사 팀 단위로 잡은 필드라 그런지,
연습장 때와는 다른 긴장감이 있었다.
평소엔 농담도 잘하던 상사였지만,
티박스에 서자 표정이 달라졌다.
나도 괜히 어깨가 굳었다.
공 하나에도 상하관계가 묘하게 스며드는 게
비즈니스 라운드의 현실이었다.
드라이버는 잘 맞았다.
하지만 아이언 샷으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흔들렸다.
2️⃣ 상사의 미스샷, 그리고 3초의 정적
세 번째 홀이었다.
잔디는 촉촉했고, 거리도 어렵지 않았다.
상사는 아이언을 세게 휘둘렀다.
탁!
공은 바로 앞 땅을 때리고,
잔디와 흙이 함께 튀었다.
그 순간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세컨 샷 준비하던 동료도,
캐디도, 나도 잠시 멈췄다.
그 짧은 3초가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공이 오른쪽 러프로 굴러가는 걸 봤지만
고개를 살짝 돌렸다.
괜찮으세요? 공 괜찮아요.
그 한마디로 정적이 풀렸다.
3️⃣ 못 본 척은 배려이자 전략이었다
그날 나는 생각했다.
직장인에게 못 본 척이란 단어는
때로는 가장 큰 배려일지도 모른다고.
골프는 정직한 운동이다.
누가 봐도 미스샷이면, 그건 미스샷이다.
하지만 회사라는 필드에서는
진실보다 관계가 더 중요한 순간이 있다.
그날의 나는 캐디도 아니고, 심판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한 사람의 팀원이었고,
상사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골퍼였다.
4️⃣ 실수보다 오래 남는 건 표정이었다
홀을 이동하면서 상사는 웃었다.
오늘따라 아이언이 왜 이러냐?
그 웃음 뒤엔 조금의 자존심이 섞여 있었다.
나는 가볍게 대답했다.
오늘은 잔디가 좀 무거운가 봐요.
그 말에 상사의 어깨가 풀렸다.
그날 라운드는 실수도 있었고, 좋은 샷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기억하는 건
상사의 그 표정이었다.
허탈함과 민망함 사이,
그리고 누군가의 배려에 안도하는 미묘한 웃음.
5️⃣ 라운드가 끝난 후, 나에게 남은 것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길,
상사가 내게 말했다.
오늘 같이 쳐서 좋았어. 다음엔 같이 연습하자.
그 말이 이상하게 따뜻하게 들렸다.
그날 나는 스코어보다 관계를 배웠다.
골프는 실수의 운동이지만,
좋은 팀은 실수를 감싸주는 사람들로 만들어진다.
못 본 척은 거짓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기술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진짜 어른의 골프일지도 모른다.
💬 말한마디의 가치
-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골프장에서는 스윙보다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공은 잊혀져도, 그날의 배려는 오래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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