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의 골린이 일기
100타의 벽은 실력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연습장에서는 괜찮은데, 필드만 가면 무너진다
드라이버는 어느 정도 맞고, 아이언도 예전보다 날아간다.
스크린에서는 종종 90타 후반도 찍어봤다.
그런데 필드에만 나가면 또다시 100타를 넘는...
공이 보이는데, 마음이 따라가지 못했다.
몸이 아는 동작도,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잊혀졌다.
그건 스윙의 문제라기보다, 내면의 파동이었다.
샷 하나에 긴장하고, 다음 홀까지 감정을 끌고 가는 내 모습.
그렇게 무너진 리듬은 기술보다 더 회복이 어려웠다.
이쯤 되니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심리, 그게 100타 벽의 정체였다.
아직 필드를 두 번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그 두 번이 내게 알려준 건 단순한 경험의 부족이 아니었다.
긴장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한 마음의 체력,
그걸 키우지 않으면, 다음 필드에서도
나는 또 같은 벽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지금은 다음 필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공보다도 내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연습 중이다.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집중’을 깨뜨린다
필드에서는 혼자 치는 게 아니다.
같이 나간 사람들이 있고, 말없이 느껴지는 분위기,
그리고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다’는 압박감이 있다.
처음엔 실수가 나를 흔들었고,
그다음엔 스스로 만들어낸 기대가 나를 더 괴롭게 했다.
이번엔 99타 안에 끝내야지.
이번 홀만 버디 하면...
그 순간마다,
샷은 망가졌고 리듬은 무너졌다.
김프로님의 한 마디
최근 레슨 후 김프로님이 말했다.
필드에서 실수했다고 흔들리지 말고,
그 실수를 관찰하는 나를 만들어보세요.
그건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조언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기술적인 말처럼 들렸지만, 곱씹어보니 그것은 내 감정의 방향을 바꾸는 말이었다.
<실수한 나>를 자책하는 대신,
<실수한 나>를 지켜보는 나를 만드는 일.
그 차이는 굉장히 컸다.
예전엔 실수 후에 다음 샷이 더 무너졌지만,
이제는 실수한 순간에 “왜 이런 샷이 나왔을까?”라고
조용히 한 걸음 물러서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걸 자주 반복하다 보니
실수는 여전히 있었지만,
무너지는 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샷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다음의 나의 반응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정말, 이번에 처음으로 체감하게 된 것이다.
심리 훈련은,
생각보다 거창한 게 아니었다.
나를 관찰하는 연습, 그것만으로도
스코어가 달라지고, 스윙의 템포가 다시 돌아왔다.
100타를 넘기지 않기 위한 5가지 ‘마음 훈련’
1. 결과 예측을 멈추기
이 샷이 OB 나면 102타야 라는 계산을
지금 이 샷을 내 감각대로 하자로 바꾼다.
골프는 계산보다 순간 집중의 싸움이다.
2. 자신에게 하는 말 정리하기
또 미스하면 어떡하지 >> 불안만 키운다.
이 스윙은 내가 반복한 감각이야 >> 자신감이 생긴다.
실전에서 가장 무서운 건 실력이 아니라, 나를 의심하는 내 생각이다.
3. 나만의 루틴 만들기
1초의 정리도 없이 공을 치면, 결과도 우연에 맡겨진다.
내 호흡, 내 셋업, 내 백스윙 리듬
루틴은 불안의 방패다.
4. 샷보다 리듬에 집중하기
스코어보다 템포를 먼저 생각해 본다.
속도가 느려지면 감정이 따라가고,
그 감정은 나를 잊지 않게 만들어준다.
5. 필드에서 ‘연습장 샷’ 상상하기
잘 맞았던 연습장 샷을 마음속으로 재현해 본다.
생각보다 그 이미지 하나가
100타를 넘는 순간, 큰 틈을 막아준다.
필드 멘붕을 막는 심리 루틴
실수했을 때 | 3초 멈추고 숨 내쉬기 > 감정 표정 정리 > 다음 루틴 복귀 |
티샷 전 | 볼 뒤에 서서 샷 이미지 1회 그리기 + 한 템포 늦추기 |
벙커 등 긴장 상황 |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지?를 속으로 질문하고 하나만 집중하기 |
내가 깨달은 것
실수는 기술로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무너지는 감정은 루틴으로 지킬 수 있다.
100타의 벽은
팔로 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넘어야 하는 고지다.
이제 나는 숫자보다 감정을 먼저 정리한다.
그리고 그렇게,
실력이 아니라 태도로 골프를 바꾸기 시작했다.
당신도 혹시 이런 날이 있었나요?
- 연습장에서는 95타였는데,
필드에서는 108타였던 날 - 혼자만 실수했을 때 쏟아진 시선
-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자책
그런 날이 있다면,
당신은 지금 100타의 진짜 문 앞에 서 있는 거다.
기술이 아니라 감정 정리가 필요한 그 입구에서.
오늘의 루틴
- 티샷 전 숨 들이마시고 내쉬기
- 스윙 전 <지금은 연습한 동작만 한다> 속으로 말하기
- 실수했을 땐 스윙을 복기하고, 감정은 정리하기
그리고 나는 요즘,
‘마음 정리’에도 도구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스윙만 도와주는 보조기구가 아니라,
불안과 긴장을 줄여주는 루틴의 장치들.
이것들이 심리 훈련의 실질적인 기반이 되어주고 있었다.
🎯 요즘 내가 도움 받고 있는 도구들
- 스윙 템포 메트로놈 앱
연습 전, 리듬이 자꾸 흐트러지는 걸 느꼈다.
특히 티샷 직전, 백스윙이 빨라지는 날은
거의 예외 없이 공이 밀려나갔다.
그래서 다운받은 게 템포 메트로놈 앱이었다.
단순한 메트로놈이지만,
백스윙 2초 → 다운 1초의 리듬에 맞춰 연습하면
스윙이 자연스럽게 정돈되고
마음도 같이 느려졌다.
- 스코어 대신 감정 일지
예전엔 스코어카드에 몇 타 쳤는지만 적었다면,
요즘은 거기에
이때 멘탈 흔들림 1점 / 복구 70% 같은 감정 메모를 남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벙커에서 실패 > 셋업 흔들림 체크, 감정 회복은 3분 걸림
- 미연이와 농담하다가 긴장 풀림 > 샷 부드러움 ↑
이렇게 기록을 쌓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내 감정이 흔들리고
또 어떻게 회복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내 안의 감정 루틴을 눈으로 보는 방법이었다.
- 시야 블라인드 도구
집중이 어려운 날엔
스크린 연습장에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였다.
그럴 땐 작은 시야 블라인드 도구를 꺼낸다.
퍼팅 연습용이지만
정말 필요한 건 그 시각적 ‘고요함’이었다.
그 작은 공간 안에서,
나는 내 호흡과 리듬, 그리고 감정의 흔들림에만 집중했다.
벽을 넘는 법은 기술보다 내면에 있다
100이라는 숫자는
우리 안의 두려움과 기대가 만든 경계일지도 모른다.
그 벽은,
스윙을 잘해서 넘는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아서 넘는 거다.
그리고 지금,
나는 오션비치의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세 번째 필드.
더는 감정에 무너지지 않기 위한 내 작은 실험이,
파도 소리 속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공을 잘 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나를 잃지 않는 게 목적이 된 필드.오션비치에서,
진짜 나와 한 번 더 마주칠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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